[메디게이트 뉴스]
“혈당이 너무 높아요”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보험회사들이 고객들에게 선보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만든 회사
[헬스케어 CEO 인터뷰]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의료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건강증진의 가치 창출”
휴레이포지티브 최두아 대표는 회사에 대해 “의료 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건강증진의 가치를 만드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휴레이포지티브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 민간 보험회사에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보험회사는 가입한 고객 중 고위험군을 선별해 건강관리 앱을 설치하도록 한다. 가입자의 혈당 정보와 식사, 운동, 체중, 복약, 혈압 등의 평소 건강정보를 연동해 적절한 건강관리 방법을 안내한다. 가령 고객의 혈당이 높다면 “혈당이 너무 높아요. 고혈당이 지속되면 주치의와 상의하세요”라는 알람 메시지를 보내주는 방식이다.
실제로 강북삼성병원 당뇨병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건강관리 앱을 6개월간 사용한 환자의 3개월 평균 당화혈색소가 0.63%포인트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이 연구는 2018년 초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했다.
무형의 가치인 건강관리서비스가 어떻게 보험회사의 상품이 되고 보험회사는 왜 건강관리서비스에 투자할까. 서울 봉은사 근처에 위치한 휴레이포지티브 최두아 대표를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 대표는 “휴레이포지티브는 의료 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건강증진의 가치(value)를 만드는 회사”라며 “많은 보험회사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건강관리서비스를 더 잘 만드는 동시에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해보겠다”고 말했다.
창업한지 벌써 10년, 건강관리서비스 출시와 8개 회사와 공동창업·투자까지
-2010년 탄생한 휴레이포지티브가 벌써 설립한지 10년이 넘은 회사가 됐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은 최근에서야 많아졌는데, 개념조차 생소하던 당시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나.
25세 때부터 창업을 시작해서 벌써 세 번째 창업이다. 2007~2010년 네이버에서 근무했던 것이 거의 유일한 직장 생활이다. 워낙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생존을 위한 창업을 이어갔다. 대학원 친구들과 창업한 첫 번째 회사는 피처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 회사였다. 두 번째 회사는 벨소리 컬러링 등 소프트웨어 콘텐츠 회사였다.
휴레이포지티브는 당시 다음에서 근무하던 박재범 전 공동대표가 헬스케어IT 분야에서 창업을 제안하면서 만들었다. 박 전 대표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실제로 회사를 한 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명확하게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몰랐다. 미래학자 정지훈 박사로부터 미국에서 PHR(Personal Health Record, 개인건강기록)이 뜨고 있는데, 우리나라엔 아직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아이템을 검토했을 때 충분히 타당하다고 생각했고 2010년 3월에 건강관리서비스 회사를 설립했다. 정지훈 박사, 박재범 대표와 함께 3명이 공동창업자였다. 매일 스마트폰에 담긴 PHR을 들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도 건강관리서비스는 물론 PHR의 개념을 생소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어떻게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나.
창업을 하고 나니 막상 문제는 PHR을 아무도 알지 못하고 아무도 쓰지 않는다는 데 있었다. 그렇게 3년간 처절한 어려움을 겪었고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임직원이 많을 때는 20명이었지만 나중에는 박 전 대표를 포함해 3명만 남을 정도였다.
일단 IT앵벌이를 하자고 했고 마구잡이로 외주로 일을 받아서 생존했다. 그렇게 다시 3~4년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헬스케어 업계의 크레딧(Credit)을 잃지 말자고 생각했다. 돈을 받지 않고도 휴레이가 필요하면 어떤 연구에든 참여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결을 해주기도 했다. 그래도 ‘휴레이랑 일을 하면 믿을 만하다’는 것이 회사의 생존전략이었다.
업계에서 신뢰가 생기면서 드디어 기회가 왔다. 2015년 삼성화재로부터 건강관리서비스를 만들자는 제안이 왔고, 우리는 그들에게 건강관리서비스 형태로 PHR을 꺼내보이고자 했다. 2018년 5월부터 삼성화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화재가 건강관리서비스의 첫 번째 고객이 된 셈이다.
-삼성화재와 만든 건강관리서비스는 어떤 형태인가. 삼성화재는 왜 5년 전부터 건강관리서비스에 관심을 뒀다고 생각하나.
삼성화재 입장에선 건강 상태가 염려되거나 보험료 납입액이 큰 고객들을 대상으로 건강관리서비스 혜택을 무료로 제공하려고 했다. 보험회사는 그만큼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고객들의 건강관리가 쌓이다 보면 보험회사가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진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업이 직원들을 위해 단체 실손보험을 가입할 때 다른 보험회사에 비해 차별화된 상품을 소개하는 데도 건강관리서비스가 이용된다. 보험사 입장에선 건강관리서비스가 일종의 고객 유인책이 된다.
다른 보험회사들도 ‘삼성화재가 왜 이런 서비스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시작하고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현대해상도 휴레이포지티브의 고객으로 들어왔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현재 가입해있는 고객과 가입할 고객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 질환별로도 당뇨병 외에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으로 확장해나갈 수 있다.
삼성화재 마이헬스노트(왼쪽)와 현대해상 ‘하이헬스 챌린지(오른쪽). 사진=휴레이 홈페이지
-휴레이포지티브는 어떤 회사라고 볼 수 있나. 건강관리서비스 영역에서 계속 확장해나갈 것인가.
강북삼성병원 등의 병원과 당뇨병과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공동연구를 통해 건강관리서비스를 개발했다. 병원에선 환자들의 혈당과 당화혈색소를 검사하더라도 평소 생활습관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없다. 앱을 통해 병원에서도 일상생활에서 환자의 건강관리를 가능하도록 연구했다. 가령 당뇨병 환자에게 돼지감자가 좋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아니라 정확한 안내를 해줄 수 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의료 지식과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건강증진의 가치(value)를 만드는 회사다. 이런 뜻을 함께 하는 8개 스타트업의 공동창업 또는 투자를 통해 가치를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다. 공동창업한 회사에는 조직관리, 투자 등 개별적인 사례와 노하우를 계속 전수해주고 있다.
-8개 공동창업 또는 투자한 회사는 어디인지 소개해달라.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회사로 창업한지 4년 된 ‘헤셀’이라는 회사에 투자해서 지분을 가지고 있다. PACS 시장 자체만 놓고 보면 레드오션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충분히 환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천만의 PACS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신의 PACS를 마치 PHR처럼 들고 다닐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PACS를 들고 다닐 수 있고 원격 판독에 쓸 수 있다.
‘웰시콘’은 웰스x이코노믹스의 약자로 경제학 이론과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해 건강관리의 기대값을 수치로 예측해내는 회사다. 가령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가 1%포인트 낮아졌을 때 예방할 수 있는 합병증과 이에 따라 절감된 비용을 계산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도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고 보험회사의 건강관리서비스에 따른 이득도 계산해준다.
‘매트렉스 헬스케어’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무릎 재활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 등에도 투자했다.
-각 회사에 투자는 법인으로 하는 것인가. 각 회사에 투자를 하기 전에 가장 먼저 고려하는 사항은 무엇인가.
전부 휴레이포지티브 법인으로 투자한다. 휴레이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의사까지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다. 해당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은 각자 전문 분야에서 조예가 깊지만 창업을 하는 것은 막막해한다. 휴레이가 이들의 창업을 도와주고 창업에 필요한 모든 제반 업무를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일주일에 30~40 건의 미팅을 하고 주말도 없이 매우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투자를 하는 조건이라면 무엇보다 창업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결국 실행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인의 공이 100%라고 말하거나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는 등 자기객관성이 떨어지는 사람과는 함께 일하지 않는다.
보험회사 고객들이 건강해지면 고객 만족, 보험회사에는 의료비 절감 이득
-휴레이포지티브의 핵심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민간 보험회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인가. 앞으로도 보험회사를 중심으로 건강관리서비스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보는가.
건강관리서비스의 수익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을까? 환자도, 의사도 아닌 보험회사일 것이다. 병원 입장에선 환자가 병원에 많이 오면 올수록 좋지만 보험회사는 다르다. 보험회사 입장에서 고객은 가급적 아프지 않는 것이 좋고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이 좋다. 건강관리서비스 회사는 보험회사의 고객 입장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여기에서 따른 이득을 그의 가족과 국가, 그리고 보험회사가 두루 얻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래야 건강관리서비스 회사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보험회사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의료비가 늘어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해 건강관리서비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건강관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효과를 보여주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커다란 패러다임의 변화이고, 현재는 이를 설득해내는 과정에 있다.
또한 보험회사가 고객들에게 건강관리를 할 때마다 일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건강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가령 운동을 열심히 하는 가입자들에게는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정부는 건강친화기업 인증제를 시행해 건강을 관리하는 기업들에 인증을 주는 제도도 시행하려 하고 있다. 이는 예방적인 형태이기 때문에 여기서 수익이 나기는 어렵지만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패러다임은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와 건강검진 결과를 해석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창에서 건강검진 결과를 입력하면 서울대병원과 휴레이가 협력한다는 문구가 뜬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건강검진 결과를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것은 진료나 진단과 같이 자칫 의료행위로 해석될 수 있어 의료법에 대한 이슈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받을 때 미리 준비해야 하는 지침이나 건강검진 결과에서 해석하기 어려운 숫자가 있을 때 이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나아가 건강검진 결과와 개인의 PHR과 연동할 수 있다고 본다.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회 내 디지털헬스케어위원회가 마이헬스앱을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인의 동의만 받으면 쉽게 PHR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그 흐름을 기다리고 있다.
-휴레이포지티브는 2019년 10월 삼성벤처투자, 네이버,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0월에는 IMM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신한은행, HGI 등으로부터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시리즈A 투자 당시 10년 만에 기관투자를 받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디지털 헬스케어에 확신을 가진 투자자들이 없다보니 그동안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일부러가 아니라 10년만에 투자를 받게 됐다.
헬스케어는 의료기기, 의약품, 의료서비스의 3가지에 한정돼있었는데 2~3년 전부터 이 구조가 깨질 것 같은 분위기가 생겼다. 진단에선 인공지능(AI)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병원서비스도 공급자 주도 시장에서 고객 중심으로 가기 시작했다. 제약회사도 먹는 약이 아닌 소프트웨어의 디지털 치료제가 나오는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자본이 투입되면서 이 속에서도 여러 회사들의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그러다보니 투자자들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헬스케어에서 종사해왔던 회사를 찾아보고 있다.
-시장 자체가 없던 시장에서 10년간 회사를 운영해오면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고 있나.
아무래도 가장 어려운 점은 비즈니스 모델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건강관리서비스는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 시장 외에는 B2C 시장에서 빨리 커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이런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적어도 기업들의 임직원 건강관리를 비롯해 건강관리 시장이 뜨고 있어서다.
보험회사를 설득해서 사람들이 건강관리를 하게 만들고 그만큼의 가치를 만들고 있다. 사람들에게도 건강할 때부터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고 조금씩이나마 사회적 합의가 일어나고 있다.
가령 단백질 보충제는 헬스클럽에서만 팔렸는데 단백질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일반 소비자들도 구입하기 시작했다. 1형 당뇨병과 달리 2형 당뇨병 환자들은 생활습관을 바꾸기 어려운데, 이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건강관리를 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보험회사를 통해 건강관리의 가치를 증명해 내고 있고 일본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2020년 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매출액은 15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혹시 IPO(기업공개) 계획은 없나.
2023~2024년에 IPO를 계획하고 있다. 원래는 상장 계획이 없었는데 1~2년 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공동 투자한 회사들과 함께 회사로써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직접 해보고 이를 전수하려고 한다. 투자를 받는 경험을 공유하고 IPO를 통해 규모를 키우는 경험을 먼저 해볼 것이다.
휴레이포지티브 최두아 대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을 더 의미 있게 잘 하는 회사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료 회사들과 함께 사람들의 건강 증진을 더 의미있게, 더 나은 가치로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진료와 디지털 헬스케어의 흐름이 급격하게 촉발됐다. 앞으로 산업의 흐름을 전망해본다면.
디지털 헬스케어의 흐름은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본다. 그렇다고 무작정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면 진료는 그대로 가고 디지털 환경을 통한 접근이 좋은 사람들에게는 디지털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환자 입장에선 가정에서의 건강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 환자가 병원에 가기 전날에는 아무래도 생활습관을 조심하게 된다. 진료실에서의 혈압이 아닌 환자의 평소 혈압을 알면 의사가 적정한 양의 약을 처방할 수 있다. 평소 데이터가 있으면 환자 스스로도 그렇고 의사가 환자의 건강을 관리하기 수월하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되면 환자의 건강관리 이력을 더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어떤 환자가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항생제를 과다 복용할 수도 있는지 알 수 있고 필요한 보험도 찾을 수 있다.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강원도 규제자유특구에서 당뇨병 환자의 원격모니터링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차 의료기관의 환자들을 선별해 집으로 장비를 보내주고 이때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가 대면 진료를 할 때 참고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범사업이 끝나고 본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원격모니터링이 지속가능하려면 이런 서비스를 활용하는 병의원들에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선 좋은데 의사 입장에서는 원격모니터링을 도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원격진료도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데, 결국 돈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크다. 대면진료와 비교해 장비가 필요하고 시간도 10분 가량 더 드는데 대면수가보다 낮다면 의사가 원격진료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도 의사들의 노동력을 갉아먹고 이득이 없다면 확대되기 어렵다고 본다.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계에서 출현하는 다양한 회사들의 미래를 내다본다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전망할 때 ‘태풍이 불면 돼지도 난다’고 표현하곤 한다. 어떻게든 새로운 회사가 생겨나고 일부 회사는 매우 잘 될 것이다. 결국은 여러 회사가 다 섞여 있다가 물이 한 번 빠지고 나서 다음 단계에는 또 누군가가 들어올 것이다. 이전에는 아예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장이 섰고 우후죽순으로 많은 회사가 생겨나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5년, 10년 안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기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헬스케어 서비스는 혼자 만들어내기 어렵다. 대기업은 다수의 고객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협의해서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덩치가 크다고 해서 헬스케어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는 어렵다.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
-보험업계에서 건강관리서비스 외에도 기대되거나 유망한 서비스가 있나.
마이데이터 사업이 확대되면 보험회사가 헬스케어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다. 리얼월드데이터(RWD)가 축적되면 당뇨병 환자라도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고 이들을 보험에 가입시킬 수 있다. 평소 건강관리는 물론,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 중에서도 위험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유병자 보험을 만들 수 있다.
에임메드는 2~3년 전에 간병보험을 출시한 보험회사와 협력해 간병인이 필요한 고객에게 실제로 간병인을 보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간병인을 구하기 어렵고 힘들기 때문에 이 시장의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시도라고 본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여러 가지 팬시(fancy)한 일도 좋지만 누군가는 환자를 돌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에게, 헬스케어 산업계와 의료계에 휴레이포지티브는 어떤 회사로 각인되고 싶은가.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들에게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을 더 의미있게 잘 하는 회사이고 싶다. 건강관리서비스를 더 잘 만드는 동시에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도록 만들어보고 싶다.
혼자서는 서비스를 만들기 어려운 만큼 회사 형태로 연결된 동료들과 서로 동기부여하면서 함께 갔으면 한다. 지난 10년간 휴레이포지티브가 해왔던 노하우를 회사들에 전수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서 괜찮은 창업자들의 연합체로 끌고 가고자 한다. 의료계에는 환자들을 위해 그동안 부족했던 디지털 역량을 채워주는 회사로 받아들여졌으면 한다.
최두아 휴레이포지티브 대표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4차산업혁명위원회 디지털헬스케어특별위원회 위원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디지털헬스케어 자문위원
전 네이버 멀티미디어 검색팀장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